광고 건너뛰기 서비스는 저작권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

August 14, 2013 § Leave a comment

‘광고 건너뛰기 서비스'(ad-skipping technologies)는 저작권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Fox Broadcasting Company v. Dish Network LLC 사건에서 원고 Fox사는 유명 TV 쇼의 저작권자로 TV 프로그램을 위성을 통해 재전송하는 다채널방송사업자(MVPD)인 피고 Dish 사와 자사 프로그램의 재전송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르면, Dish는 Fox의 프로그램을 쌍방향 서비스, 시간차 서비스, 주문형 비디오 시스템(VOD)을 통해 배포하여서는 안 되고, Fox의 방송 신호를 녹화하거나 복제할 수 없으며, Dish는 Fox의 VOD 프로그램을 통해 Dish의 가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지만 광고가 나오는 동안 빨리 감기 기능이 작동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2012년 3월 Dish는 가입자들에게 디지털 비디오 녹화 기능 및 VOD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인 Hopper와 Dish는 Hopper에서만 작동하는 PrimeTime Anytime(PTAT)라는 서비스도 제공하게 되는데, PTAT를 통해 가입자는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Fox를 포함한 주요 방송사의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녹화물을 미리 설정해 놓은 기간 동안 가입자의 Hopper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어 2012년 5월 Dish는 가입자들이 자동으로 광고를 건너뛸 수 있게 하는 AutoHop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합니다. 이 기능은 모든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이 아니라 PTAT을 이용해 녹화한 쇼들에서만 작동이 가능합니다. 가입자가 광고를 건너뛰고 정확한 지점에서 본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하기 위해 Dish의 직원들이 수동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확인해 광고가 시작하고 끝나는 부분을 북마크하는데, Dish는 자신의 컴퓨터에 PTAT 콘텐츠의 품질 확인 복제본을 저장하여 광고 건너뛰기 기능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에 Fox가 Dish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의 소를 제기하고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본 건의 법적 쟁점은 Dish가 디지털 비디오 녹화 기능을 제공한 것이 저작권의 직접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Dish가 광고 건너뛰기 기능을 제공한 것이 Fox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Fox와의 계약을 위반하는지 여부입니다. 지방법원에 이어, 제9항소법원 역시 2013년 7월 24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먼저, 디지털 비디오 녹화 기능의 제공과 저작권의 직접 침해를 부정했습니다. 지방법원은 방송의 녹화물이 시청 가능 기간을 Dish가 정하고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의 녹화 시작점과 종료점을 바꿀 권한은 Dish가 가지므로 일단 녹화를 시작한 가입자는 녹화를 중단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복제물은 녹화에 의해 가입자가 만드는  것이지 Dish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9항소법원 역시 비록 Dish가 녹화물의 시청 가능 기간을 정하고 녹화 시작점과 종료점을 바꿀 권한을 가진다 해도 이러한 사실이 Dish가 복제물을 만들었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한다고 하여 Dish의 직접 침해를 부정한 지방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결을 내립니다. Dish의 간접 침해 책임에 대해서도 TV 프로그램을 가입자가 녹화하는 것은 공정이용법리(fair use doctrine)에 따라 보호된다고 보았습니다. Fox는 광고에 대한 저작권익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irreparable harm)도 없을 뿐아니라, 광고 건너뛰기 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Dish의 공정이용법리를 뛰어 넘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광고 건너뛰기 기능의 제공과 저작권 침해 및 계약 위반 여부에 대해서 지방법원은 Dish가 광고 건너뛰기 기능 제공을 위하여 품질 확인 복제물(quality assurance copies)을 만든 것은 2002년 계약의 복제 금지 조항을 위반하고 저작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나 예비적 금지명령 청구를 받아들일 많큼 Fox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고, 제9항소법원 역시 지방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본 건과 관련해 사적 이용을 위해 소비자가 TV 프로그램을 VCR을 이용해 녹화하는 것은 합법이라는 미국 대법원의 1984년 소니 판결(Sony Corp. of Am. v. Universal City Studios, Inc., 464 U.S. 417)을 언급하면서 이 판결은 소비자의 권리를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우선, 광고 건너뛰기 기술은 방송사의 주요 수입원(약 90%)인 광고 수입을 고갈시킬 수 있다는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간과한 판결이라는 비판입니다. 본 사건 법원은 이 부분을 다루지 않았는데, Fox는 광고에 대한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저작권익을 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원고가 광고업자나 광고업자의 저작권익을 주장할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아직 예측할 수가 없겠습니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irreparable harm)와 관련해서도 계산 방식을 달리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한, 본 건은 소비자의 선택이나 기술의 발전에 대한 문제가 아니고 저작권을 침해하고 계약을 위반하면서 합법적인 이용허락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면서 법원의 접근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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