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퍼블리씨티권 침해 소송 승소

June 25, 2013 § Leave a comment

가수 백지영과 남규리가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상대로 낸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서울 중앙지방법원 민사28단독(정찬우 판사)은 6월 24일 백지영과 남규리가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최모 대표를 상대로 “블로그에 허락없이 사진을 게재했으므로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단335540)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원고에 각각 500만원식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사건은 2011년 6월로 거슬로 올라가는데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성형외과 직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규리 성형 고백’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가수 남규리 씨가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성형수술 경험을 털어놓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남 씨의 어린 시절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페이지에 남 씨의 사진 바로 아래 자신의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 사진 3장과, 병원 홈페이지로 이어지는 링크를 올렸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가수 백지영 씨 관련 글도 있었는데요, ‘백지영 충격 과거’라는 제목의 글에 백 씨의 사진과 함께 병원에서 지방 이식 시술을 받은 환자 사진 6장, 그리고 역시 병원 홈페이지 링크를 올렸습니다.  백 씨와 남 씨는 병원을 상대로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렸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죠.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정찬우 판사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A병원의 직원들이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은 백씨 등의 승낙없이 사진을 사용한 것인데, 외견으로 보면 블로그 운영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출연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후기 또는 감상을 적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병원을 홍보하는 내용을 첨부함으로써 이른바 블로그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 것으로 봐야 한다… 최씨가 운영하는 병원의 직원들이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들은 백씨와 남씨의 사진이 가진 고객흡인력을 이용할 목적으로 상업적으로 게시된 것이고, 이 게시물로 인해 백씨 등의 광고모델로서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고 보이므로, 최씨는 불법행위로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법원은 ‘퍼블리시티권’을 적용했는데요, 정 판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미 상당수의 하급심 판결에서 ‘퍼블리씨티권’의 개념을 인정했고, 그에 터잡은 법률관계가 형성돼 왔다. 퍼블리씨티권의 개념은 법관에 의한 법형성 과정을 통해 우리 법질서에 편입됐다고 할 것이어서 명시적인 입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퍼블리씨티권의 개념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퍼블리시티권’은 사람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의미합니다. 퍼블리시티권은 미국에서 발달한 개념인데요, 아직 한국에는 명시적인 입법은 없지만 판례를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경우 자신의 승낙 없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 등이 상업적으로 사용되어 지는 경우 정당한 사용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얻을 수 있었던 경제적 이익의 박탈이라고 하는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퍼블리시티권을 별도의 권리로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유명 연예인의 승낙 없이 그의 얼굴을 형상화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제작한 후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자신의 초상과 성명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인 유명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례 등이 있습니다. 정당한 사용계약을 체결했다면 얻을 수 있었던 경제적 이익을 박탈당함으로써 입은 재산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죠.

퍼블리시티권은 초상 등의 경제적 측면에 관한 권리라는 점에서, 인격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전통적 의미의 초상권과 구별되죠. 앞선 판례에서도 유명 연예인의 승낙 없이 그의 얼굴을 형상화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제작한 후 이를 이동통신회사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에 컨텐츠로 제공한 것은 ‘퍼블리시티권’의 침해가 맞지만, 유명 연예인의 연예인으로서의 평가·명성·인상 등이 훼손 또는 저하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재산상 손해외에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의 지급책임을 부정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법원이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로펌에서는 여러 연예소속사들에게 위임받아 소속연예인들의 사진이나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판단되면 내용증명을 보내 합의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사진 한장당 얼마씩 액수를 정해 요구하면서 만일 이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방식으로 퍼블리시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예인이나 유명선수 등 유명인사들의 사진을 블로그에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만으로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은 말 그대로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사들의 초상과 성명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퍼블리시티권의 침해로 인한 재산상 손해액에 대해서는, 피해자 본인의 승낙을 받아서 그의 성명이나 초상 등을 정당하게 사용할 경우에 지급해야 할 대가금액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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