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표절 시비

June 21, 2013 § Leave a comment

 

출판사 황금가지는 6월 20일 방송사 SBS에 자사 출판물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이 같은 내용을 트위터 계정에 올렸습니다.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에피소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살인사건에 휘말린 쌍둥이 형제가 서로 무죄를 주장하는 가운데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두 사람을 기소합니다. 그러나 증거가 없어 둘 다 무죄로 풀려날 상황에 처하자, 검사와 쌍둥이 중 한쪽의 국선 변호인은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 두 사람이 서로를 배신하게 만들고, 결국 법정에서 둘 다 자백하게 합니다.

 

출판사 황금가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1. 해당 에피소드는 지난 2012년 11월 출간된 ‘한국스릴러단편선4’에 실린 ‘악마의 증명’에 등장하는 쌍둥이 사건과 흡사하다.

2. 현직 부장판사이기도 한 도진기 작가가 쓴 이 작품은 영화사와 2차 판권 계약까지 돼 있다.

3. 해당 저작물이 다룬 쌍둥이의 살인사건은 100년 역사에 달하는 미국의 추리물이나 일본의 추리물에도 비슷한 예조차 없었다. 이런 에피소드는 해당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내적 논리로 생각해낼 수 있는 발상이다.

 

이에 대해,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 제작사 DRM미디어는 다음날인 21일 근거 없는 내용으로 표절 제기를 하고 성급하게 SNS에 글을 올려 제작진과 드라마의 명예를 훼손시킨 출판사에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다음은 제작사측의 반박 내용입니다.

1. 본 드라마의 모델이 된 사건은 1997년 4월 3일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과 2011년 2월 11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한 ‘사라진 약혼자’편이다. 즉,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공동정범 중 누가 살인을 저질렀는지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차용하였고, 누가 실제 범행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사라진 약혼자’편에서의 쌍둥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2. 줄거리 자체도, 드라마는 쌍둥이 2인이 범행 현장에 등장하여 누가 진범인지 확정할 수 없는 문제 상황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하여 자백을 받는 것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는데 반해, 해당 소설은 쌍둥이 1인이 범행 현장에 등장하고 쌍둥이 중 누가 진범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범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라는 법 제도를 통하여 처벌을 모면하는 것이 전반부의 주된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단지 쌍둥이 중 누가 진범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상황 이외에 줄거리와 이용되는 법적 수단도 전혀 다르다.

3. 본 드라마의 작가는 해당 소설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법정 드라마 집필을 구상하였으며, 2011년에 이미 자문 변호사와 협의해 문제되는 드라마 줄거리의 대강을 작성한 상태였다.

4. 쌍둥이 중 누가 진범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만을 기초로 하여 해당 출판사는 100년의 역사에 달하는 미국과 일본의 추리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쌍둥이들을 소재로 한 추리, 스릴러물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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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재산권은 ‘아이디어’ 자체를 보호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디어가 구체화 된 ‘표현’을 보호할 뿐이죠.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든가 신데렐라라든가 하는 스토리의 원형을 저작재산권으로 보호한다면 이러한 소재나 주제, 줄거리를 변형시켜 탄생한 무수히 많은 창작물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겠지요.  아마 새로운 창작 소설, 희곡,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됐을 겁니다. 그래서 저작재산권법은 아이디어보다는 ‘표현’을 보호합니다.

이번 사건은 출판사 황금가지 측에서 성급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강력히 부인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황금가지 출판사의 소설을 봤거나, 누군가를 통해 소설의 스토리를 들어 봤거나, 봤는데 잊어버렸거나, 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요. 진실은 드라마 작가 본인만이 알겠지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소설의 내용과 표현을 상당 부분 그대로 사용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단순히 특정 소재나 아이디어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이나 저작권침해로 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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